그 돈이면 살 수 있다고? 그래서 워킹 푸어로 직접 살아 봤다!『노동의 배신』
근로 빈곤층(勤勞貧困層), 또는 워킹 푸어(working poor) : 정규직 또는 비정규직에 상관없이 풀타임으로 일을 해도 빈곤을 벗어날 수 없는 개인이나 가족을 말한다. 임금 차별, 복지 차별, 고용 불안으로 고통 받는 비정규직들은 물론 임금과 복지가 열악한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도 워킹 푸어이다. <출처: 위키백과 더 자세히 보러가기>
사전에서 워킹 푸어를 찾으면 위와 같은 뜻이 나옵니다. 그러면서 유관단어 같이 보기로는 비정규직, 최저임금, 생활임금, 아웃소싱, 프리터 등등의 단어들이 나오네요. 어쩜 하나같이 『노동의 배신』에서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만나는 단어, 생각들입니다. <편집자 주>
가난하기 때문에 돈이 더 드는 사람들
어느 한가한 날, 한 잡지의 편집장과의 점심식사 (30달러짜리를 얻어먹는 자리 )
그래구 어째서 저째서....그러다가 어느새 화두는 빈곤!!
편집장 : 비숙련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만으로 실제 생활이 가능할까요? 복지 개혁으로 노동 시장에 내몰린 약 400만 명의
여성이 시간당 6달러나 7달러를 받아 과연 살 수 있을까요?
“누가 옛날식으로 기자 정신을 발휘해야 해요.”
* 그 당시 미국은 수급기간을 5년 이내로 제한하고 수급 2년째부터는 의무적으로 취업하도록 복지제도를 변경,복지 수급자들이 떠밀리듯이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바버라 : (이 말을 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는데...)
“그렇죠.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체험 취재를 할 필요가 있어요.”
편집장 : “당신이 해야죠.”
이렇게 해서 바로 『노동의 배신』이 쓰여 지기 시작했답니다.
잠시 고민하지만 행동하는 저널리스트 바버라는 바로 준비 작업에 돌입하지요.
목표는 객관적이고 간단 명료!!
진짜 가난한 사람들이 그러듯이 수입과 지출을 맞출 수 있는지 시험해 보는 것.
그래서 바버라 에러라이크는 식당 종업원이 되어 음식을 나르고,
청소부가 되어 고객의 집을 청소하고
마트에 취직하여 고객의 옷을 정리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비로소 빈곤의 늪에 빠진 사람들의 밑바닥 인생을 제대로 체험하기 시작합니다.
식당 종업원으로 일을 시작한 지 겨우 2주. 바버라가 알아낸 놀라운 사실은 이렇지요.
가난한 사람들만 아는 절약법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난하기 때문에 추가로 드는 비용이 수두룩했다. 아파트를 구할 때 지불해야 하는 한 달치 집세와 한 달 집세에 상응하는 보증금이 없으니 결국 일주일 단위로 방을 빌리면서 엄청난 방세를 내야 한다. 가전제품이라고는 끽해야 전열기 하나밖에 없는 방에서 살아야 한다면 콩 스튜를 잔뜩 끓여 냉동시켜 놓고 일주일 동안 먹는다든지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주로 패스트푸드나 핫도그 또는 편의점에서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스티로폼 용기에 담긴 수프 같은 걸 사 먹게 된다. 의료보험에 들 형편이 안 되니 정기 검진을 받을 수 없고,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약도 구할 수 없고, 그러다 결국에는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예를 들어 게일은 지금까지 최소한 건강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에스트로겐 호르몬제를 살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의료보험 수급 자격이 생기는 시점에서, 회사에서 서류를 잃어버렸다면서 보험 등록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고 한 것이다. (허스사이드에서는 일을 시작하고 석 달이 지나야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에스트로겐 약값을 보험 처리했다면 생기지 않았을 편두통 때문에 1회분에 9달러나 하는 약을 사 먹어야 했다. 비슷한 예로 지붕 수리공이던 마리앤의 남자 친구는 일자리를 잃고 말았는데, 발에 난 상처에 바를 처방전이 필요한 항생제를 살 수 없어서 일을 너무 오래 쉬었기 때문이다. 2주가 지났을 때 경제 상황을 곰곰이 따져 보니 이것이 진짜 내 삶이라면 나도 그들과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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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배신』 중 ‘ 가난하기에 돈이 더 든다’ 중 에서 발췌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