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지나간 자리' 작가 재클린 미차드와 딸의 초경담 -[마이 리틀 레드북] 캠페인 : 초경을 이야기하자!
마이 리틀 레드북> 캠페인 - 초경을 이야기하자!
'사랑이 지나간 자리' 작가 재클린 미차드와 딸의 초경담
편집자 주
재클린 미차드를 아세요? 청소년을 위한 책 일곱 권과 성인 소설 여덟 권을 쓴, 미국에선 유명한 작가이지만 한국에선 미셸 파이퍼 주연의 영화 <사랑이 지나간 자리> 원작자로 소개하는 것이 더 빠르겠군요.
영화 <사랑이 지나간 자리>는 재클린 미차드의 『바다 깊은 곳The Deep End of the Ocean』이 원작입니다. 이 책은 오프라 윈프리의 북클럽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책으로 『USA 투데이』에서 지난 25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책 열 권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재클린 미차드는 일곱 명을 자녀를 두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아이들과 매일 이야기를 나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100명의 솔직한 초경 이야기’를 담은 <마이 리틀 레드북>에서 재클린 미차드는 자신과 딸의 첫 생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참 따뜻합니다. 이를 소개합니다.
나와 딸의 첫 생리는 얼마나 달랐나? (1967·2008)
(…)
나는 할머니 집 앞에서 야구를 하다가 배를 쥐어짜는 것 같은 통증을 느낀 뒤 속옷에 묻은 갈색 얼룩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날은 친척 십여 명이 놀러와 있었다. 할머니는 밖에 나가서 모두에게 말했다. “재클린이 오늘 여자가 됐어요! ‘저주’에 걸렸어요!” 친구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한 나는 그들의 얼굴을 다시는 마주 대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어두운 침실에서 움츠린 채 하루를 보냈다. 특히 나를 곁눈질하던 나이 든 숙부의 얼굴은 물이 오른 자두처럼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딸애가 열두 살 생일을 맞기 몇 달 전에 나는 뚜껑에 자석이 달린 화장품 용기로 ‘월경 상자’를 만들었다. 그 안에 다양한 크기의 패드와 탐폰과 내가 찾을 수 있는 제일 얇은 월경 문답 책자와 타이레놀 한 통을 넣었다. 딸이 생리를 시작했다고 말한 어느 겨울밤에 우리는 한 시간 동안 침대에서 꼭 안고 이런 대화를 나눴다.
“이제 네 몸이 여자가 될 준비가 됐다는 뜻이지, 지금 여자라는 뜻은 아냐. 언제 여자가 될지는 네 마음이야. 당분간은 행복한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로 지내면서 운동도 즐기고, 남자아이들과도 친구로 지내고, 색 바랜 청바지와 톨레도 머드 헨즈(오하이오 주 톨레도에 연고를 둔 마이너리그 야구팀-옮긴이) 티셔츠도 입으렴.”
“마음이 놓여요.”
프랜시는 말했다.
“당장 어른이 안 돼도 되죠?”
“네가 준비가 될 때까지 얼마든지 기다려도 돼.”
“그 생리라는 걸 할 때 운동해도 되나요?”
“그럼, 당연하지.”
(…)
내가 생물학적으로 어른이 되던 날 찾아왔던 두렵고 과장되고 불길하고 부풀려졌던 드라마는 딸에게는 스포츠 브라를 입는 것처럼 별일 아니게, 성가시지만 여자의 삶에서 무척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식으로 깔끔하게 지나갔다.
(…)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이야기가 지겹게 느껴질 때마다(자주 그렇다) 소통이 주는 편안함을 떠올린다. 나는 얼마나 힘든 사춘기를 견뎌야 했던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내 친구들은 얼마나 힘들었던가? 중학교 1학년이 되기 전 여름, 우리 옷장에는 생리대 한 상자와 계획하지 않은 임신이 초래하는 결과를 설명하는 퉁명스러운 쪽지만 놓여 있었을 뿐이다. 내 친구 한 명은 딸만 여섯인 집이었는데도 배란, 월경, 피임 이야기를 한 번도 나누지 않았다고 한다.
많은 것이 변했고, 많은 것이 좋은 쪽으로 변했다.
*<마이 리틀 레드북> p.127~130 / 제목의 숫자는 재클린 미차드와 그의 딸이 초경을 시작한 연도를 뜻합니다.
마이 리틀 레드북(my little red book)
- 저자
- 레이첼 카우더 네일버프 지음
- 출판사
- 부키(주) | 2011-05-27 출간
- 카테고리
- 시/에세이
- 책소개
- 남자에게는 물론 여자들끼리도 쉽게 말하기 어려운 초경 이야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