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키경제경영도서/금융경제학사용설명서

금융경제학 사용설명서로 배우는 금융상식 8 - 선물 옵션 전환사채 아비트라지 :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 개념들

cizifus 2011. 5. 16. 10:22

금융경제학 사용설명서로 배우는 금융상식 8

선물 옵션 전환사채 아비트라지 -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 개념들 1

 

 

 

편집자 주

이찬근 교수의 <금융경제학 사용설명서>는 다양한 영역으로 구성돼 있는 금융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금융의 종합 개설서’입니다. 현실 문제나 역사적 에피소드에서 시작해 이론과 제도를 접목하고, 하나의 금융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관련 학문 체계를 결합해 설명하는 통섭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지요.

또 금융을 가치중립적으로 다루는데 머물지 않고 금융과 관련한 사회적 논쟁점도 두루 다루어서 실생활에서 폭넓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금융을 잘 모르는 일반 독자들께도, 금융 전문가나 종사자들에게도 유용한 <금융경제학 사용설명서>에는 알아두면 좋을 금융상식도 매우 풍부한데요, 그 중 몇 가지를 시리즈로 다루고자 합니다. 

 

 

 

 

 

 

 

파생상품 시장과 선물, 옵션

파생상품(derivatives)에는 소고기, 돼지고기, 옥수수, 밀가루, 콩, 금, 은, 동, 석유와 같은 ‘실물의 1차 산품에 대한 파생상품(commodity derivatives)’ 외에도, 채권(이자율), 주식(주가), 통화(환율)와 같은 ‘금융 자산에 대한 파생상품(financial derivatives)’도 존재한다. 또 파생상품에는 미래의 매매 가격을 미리 약정해 두는 선물(futures)과 미래에 특정한 가격으로 자산을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옵션(options)이 있다.

 

아비트라지

아비트라지(arbitrage, 차익 거래)의 기본은 위험을 일체 부담하지 않으면서 가격 차이에 따른 이익을 얻는 거래다.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시장경제의 철칙이지만, 아비트라지는 무위험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특수한 거래다. 예를 들어 같은 품질과 크기의 사과가 남대문 시장에서는 개당 500원인데 동대문 시장에서는 600원이라고 하자.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트레이딩 전략은 값이 싼 남대문 시장에서 사과를 사다가 동대문 시장에 파는 것이다. 양 시장의 가격이 바뀌기 전에 신속하게 이 두 가지 거래를 동시에 실시한다면 사실상 아무런 위험을 부담하지 않으면서 개당 100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신속하게 거래량을 늘리면 늘릴수록 얻는 이익의 규모도 커진다.

 

 

선도 거래와 현물 거래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상거래는 두 가지의 과정으로 이뤄진다. 하나는 거래 쌍방 간에 흥정을 통해 가격과 수량을 결정짓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약속한 대로 물건과 대금을 주고받는 후속 절차다. 일상적인 상거래에서는 이 두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므로 사람들은 상거래에 이중의 과정이 끼여 있다는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한다. 이렇게 상거래를 이중의 과정으로 분해해 보면 현물(spot) 거래와 선도(forward) 거래의 차이가 명확히 드러난다. 현물 거래는 트레이딩과 결제가 현재 시점에 동시에 이루어지는 거래다. 시장에서 사과를 사는 거래가 바로 그 예다. 물론 주식이나 외환 등 전문적인 금융 분야에서는 현물 거래라고 하더라도 트레이딩이 이뤄진 후 결제가 완료될 때까지 2~3영업일이 소요된다. 단 이것은 사무 처리를 위해 약간의 시간이 지체된 것일 뿐, 기본적으로 현물 거래는 트레이딩과 결제가 현시점에서 동시에 이뤄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반면 선도 거래는 현시점에서 트레이딩이 이뤄지고, 결제는 쌍방이 합의한 미래의 특정 시점에 이뤄진다는 특성을 가진다. 즉 거래 가격과 수량은 현시점에 먼저 결정짓고 이를 이행하는 것은 미래의 특정 시점인 것이다.

이처럼 선도 거래는 장래 주고받을 물건의 가격과 수량을 현시점에 미리 결정해 두는 특성이 있으며, 이 때문에 미래의 특정 시점까지 발생할 수 있는 가격 변동의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이 된다.

 

선물 시장

선도 거래는 미리 약속을 맺어 장래를 확정함으로써 장래의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좋은 방법이지만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거래 쌍방이 정확히 반대의 니즈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서로 정반대의 입장에 있는 거래 상대방을 찾아내야 하는 비용으로 인해 거래가 위축되기 쉽다. 이러한 이유로 쌍방 간의 상대 거래인 선도 계약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표준화한 상품으로 만든 것이 바로 선물 시장(futures market)이다. 예를 들어 밀가루의 선물은 밀가루의 종류, 무게, 인도 및 결제 일자, 결제 통화 등을 표준화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직화된 거래소 시장(exchange market)에 상장되어 있다.

 

옵션과 선물의 차이

파생상품으로서 옵션은 특정 자산을 미리 결정된 가격으로 사거나 혹은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때 살 수 있는 권리를 콜옵션(call option)이라 하며 팔 수 있는 권리를 풋옵션(put option)이라 한다.

선물에 비하면 옵션에는 융통성이 있다. 선물의 경우에는 계약을 맺은 대로 거래를 실행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선택권’의 뜻을 가진 옵션은 문자 그대로 실행하지 않아도 된다. 즉 선물 거래가 ‘의무’를 거래하는 것이라면 옵션은 ‘권리’를 거래하는 것이다. 단 옵션을 발행한 자(매도한 자)는 옵션을 보유한 자(매입한 자)의 요구에 따라 계약을 실행해야 하는 의무를 짊어진다.

이처럼 옵션은 이를 보유한 자가 자신의 사정에 따라 이를 행사할 수도 있고 이를 포기해도 상관없으므로 보유자에게 늘 유리하다. 따라서 옵션에는 경제적 가치가 있다. 즉 옵션은 선물과 달리 경제적 가치를 갖는 자산이므로 공짜로 이를 손에 넣을 수는 없다. 바로 이 때문에 옵션을 사는 자는 옵션의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데 이를 가리켜 옵션 프리미엄(option premium)이라고 부른다. 옵션의 가격을 프리미엄이라고 부르는 것은 보험 계약에서 보험료를 프리미엄이라고 지칭하는 전통에서 나온 것이다. 옵션을 매도하는 자(또는 발행하는 자)는 마치 보험사와 같이 프리미엄 수입을 얻는 대신에 매입자의 요구에 따라 계약을 준수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전환 사채

옵션은 독립적인 상품으로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증권에 부착한 형태로 거래되기도 한다. 전환 사채(convertible bond, CB)는 이처럼 채권에 주식 콜옵션을 합성시켜 만든 것이다. 전환 사채에 투자한 이는 만기에 채권의 원금을 상환받는 대신에 미리 정해진 전환 가격(행사 가격)으로 원금에 해당하는 금액까지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전환권을 가진다. 따라서 투자자는 향후 주가가 전환 가격보다 높아지면 전환 청구를 하게 되고 전환 사채를 발행한 기업은 신주를 발행해 지급함으로써 채권의 원금 상환 의무를 상각하게 된다. 이때 전환권은 투자자에게 일종의 주식 콜옵션으로서 가치를 갖는다.

 

신주 인수권부 사채

신주 인수권부 사채(bond with warrant, BW)는 전환 사채와 극히 유사하다. 신주 인수권(warrant)이란 채권에 별도로 부착된 콜옵션으로, 미리 정해진 행사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신주 인수권은 전환 사채의 전환권처럼 이를 행사할 경우 채권의 원금이 상각되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행사 가격을 지급하고 주식을 매수하는 권리다. 그렇지만 신주 인수권부 사채의 경우에도 투자자에게 추가로 옵션을 부여한 것이므로 채권의 발행 금리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전환 사채와 동일하다.

 


금융경제학 사용설명서

저자
이찬근 지음
출판사
부키 | 2011-05-09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다양한 영역과 분파 학문으로 구성되어 있어 전체 상을 그리기 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