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 커질수록 더 유연하라 : 동물의 지혜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7 [낙타는 왜 사막으로 갔을까]
동물의 진화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시리즈 7. 코끼리
“커질수록 더욱 유연하라”
코끼리는 다른 육상 동물들이 감히 넘보지 못하는 몸집을 자랑합니다. 지구의 육상 동물 중에서 코끼리보다 크고 무거운 동물은 없습니다. 아프리카코끼리 중에는 키가 4미터에 이르고 몸무게가 8톤이 넘는 것도 있습니다. 코끼리 어른 수컷은 보통 5톤이 넘습니다.
몸집이 크다는 것이 꼭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육상 동물의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뭍에서 사는 동물은 너무 몸집이 커지면 이를 지탱하는 다리의 뼈와 근육에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공룡이나 매머드(일명 ‘맘모스’) 등 몸집 큰 동물들이 멸종한 데에는 이런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21세기인 오늘에도 코끼리는 살아 있습니다. 코끼리가 앞으로도 지구 생태계에서 잘 버틸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만, 이는 비단 코끼리만의 문제는 아니지요.
지구에서 가장 몸집이 큰 육상 동물인 코끼리의 생존전략은 무엇일까요?
최형선 선생은 <낙타는 왜 사막으로 갔을까?>를 통해 코끼리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은 입체적으로 확보한 유연성 덕이 크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덩치로 다른 동물을 제압한다 한들 유연성을 잃으면 자신이 가진 막강한 힘을 원할 때 바로 바로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랍니다.
그럼 코끼리에 대해 좀 더 살펴볼까요.
코끼리는 예상과는 달리 아주 사뿐히 걷습니다. 육중한 코끼리지만 뜻밖에도 발자국을 크게 남기지 또 코끼리는 평소에 느긋하게 움직이지만 필요할 때 달릴 수도 있습니다. 시속 6.8킬로미터의 속도로 걷지만, 빨리 걸으면 시속 10킬로미터의 속도를 낼 수 있고 사냥 위협에 놓이면 심지어 시속 40킬로미터의 속도로 달아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유연성을 잃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코끼리의 유연성은 먹이를 구하는 데도 꼭 필요합니다. 코끼리는 머리가 무겁고 턱이 커서 여느 초식동물처럼 목을 길게 뽑아 입으로 먹이를 뜯어먹을 수가 없습니다. 대신 코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발전시켜 왔습니다. 코끼리는 유연한 코 덕분에 거대한 몸집에 부대끼지 않고 자질구레한 일까지 거뜬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이지요.
코끼리가 큰 몸집을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가 열량이 낮은 식물을 먹는 것입니다. 만일 코끼리가 고기나 기름같이 높은 열량의 먹이를 먹는다면 체온이 높아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면 더위 속에서 일정하게 체온을 유지하기가 어렵겠지요. 하지만 코끼리는 식물을 먹으면서 천천히 양분을 흡수하고, 무더위 속에서도 체온을 잘 유지합니다.
우리는 코끼리에게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흔히 둔하고 느린 사람이나 조직을 ‘코끼리’에 비유하곤 하지만, 코끼리는 결코 둔하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큰 몸집에도 불구하고 몸놀림도 생각도 유연합니다. 또 코끼리는 감성 지수도 높습니다. 유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며 상대방을 이끄는 지혜를 가진 사회성 동물입니다. 우리는 코끼리에게서 ‘유연함’을 배워야 합니다. 사람도 조직도 나이가 들면 경직됩니다. 어릴 적에는 자유롭던 사고의 틀도 어른이 되면 굳어지고, 나긋나긋 휘어지던 사지도 뻣뻣해져 있습니다. 의사소통이 자유롭고 효율적으로 의사 결정이 되던 조직도 사람이 늘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점차 형식만 절차만 중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직된 사람, 경직된 조직은 발전하기가 어렵습니다. 사람이라면 외롭게 살아가면 그만이지만 조직이라면 도태되고 맙니다.
몸집이 커지면 약간의 경직성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코끼리를 보고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 또한 코끼리 이야기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입니다. 큰 몸집만큼 많은 이야기가 <낙타는 왜 사막으로 갔을까?>에 있습니다. 코끼리가 당신에게 어떤 깨달음을 줄까요? 지금 코끼리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