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강의] 석가모니부처와 제자 수보리의 대화가 남회근 선생의 명강의로 생생하게 살아난다!
석가모니부처와 제자 수보리의 대화가 남회근 선생의 명강의로 생생하게 살아난다!
<금강경 강의>
지은이∙남회근/옮긴이∙신원봉/펴낸날∙2008년 11월 14일
판형∙신국판 변형(149*219)/쪽수∙664쪽/값∙25,000원
<책 소개>
유가, 불가, 도가 경전을 두루 통달하고 수차례의 폐관 수행을 통해 불법의 깊은 뜻을 깨친 남회근 선생이 전하는 명쾌하고 살아 숨쉬는 금강경 강의록. 금강경 32품에 대한 선생의 이 강의는 제자들의 청에 따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강의가 시작되자 많은 수행자와 불교 관계자들이 모여들어 강의 장소 한 층이 꽉 메워진 청중으로 발디딜 틈 없었다고 한다. 석가모니부처와 수보리의 대화를 통해 공덕을 성취하여 머무름이 없는 무상의 지혜에 이를 수 있는 길을 밝히는 금강경 강의는, 이치만 이해한다고 불법을 깨달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여 수행함으로써 다가갈 수 있음을 설파한다.
<출판사 서평>
남회근 선생의 『금강경 강의』를 다시 선보이며
금강경 해설서는 과연 하나를 덧붙이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다양하다. 게다가 이 책은 10년 전에 이미 나와 알 만한 사람, 관심 있는 이들은 웬만하면 다 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어떤 이는 금강경에서 인류 최고의 지혜를 발견하여 새롭게 얻은 깨달음을 사람들과 나누기를 원하고, 어떤 이는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현실 속에서 금강경의 가르침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에 주안점을 두고 해설하기도 한다. 저마다 석가모니부처가 설한 금강경의 진수를 밝힌다는 책이 넘쳐나는데도 여기에 남회근 선생의 『금강경 강의』를 다시 펴내 덧붙이는 뜻은 선생만큼 학문적 바탕이 방대하고 깊은 수행 체험이 어우러진 수행자도 근래에 보기 드물다는 생각에서이다.
금강경은 출가 수행자들조차 그 깊은 뜻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경전이다. 아니, 논리의 흐름을 따라 이론적으로야 이해할 수 있지만 몸으로 체득하여 그 경계를 지속하기는 한 생애의 공덕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는 경전이다. 한마디 말을 듣더라도 듣는 사람의 근기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 다른데, 반야 지혜의 핵심을 전하는 금강경은 이치와 수행을 겸비하지 않으면 제대로 전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남회근 선생의 금강경 강의는 독보적이다. 어려운 경전을 일반인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쉽게, 더군다나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수많은 사례를 들어가며 명쾌하면서도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부처의 가르침을 한 치도 어긋남 없이 엄중하게 가르치기란 웬만한 공덕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일 터이다. 이는 선생이 이치에 밝고 깊은 수행 체험을 이루었기에 가능한 일이겠다.
남회근 저작선을 묶으며
그간 남회근 선생의 저서는 국내에 처음 번역하여 소개한 신원봉 선생의 노력으로 여러 권이 출판되어 독자들에게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학문적 바탕과 수행 체험이 어우러진 남회근 선생의 명성이 차츰 알려져 10년 전부터 국내 출판사에서 선생의 저작을 엮어 내는 일을 몇 차례 시도하였다. 그러나 처음 의도를 이어나가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있어 선생의 저작이 몇 출판사로 흩어졌을 뿐 아니라 저술을 새로 번역 출판하는 데도 한계에 부딪혔다. 그 이유는 만만치 않은 분량의 텍스트, 유불도 경전과 동서양 문화를 넘나드는 방대하고 해박한 선생의 지식을 제대로 번역해 내기 어려운 점 등에 비해, 독자층이 대중적이지 않아서 생기는 경제적 어려움이 주된 이유였을 거다.
부키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근래 보기 드문 가르침을 주는 선생의 저서를 일관된 흐름으로 묶는 데 의의가 있다는 생각에 흩어져서 출판된 저작을 모아 새로 손질하고, 아직 번역 소개되지 않은 책을 옮겨 국내 독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우선 기존 저작을 다시 손질하여 순차적으로 내면서 미출간된 저서 번역을 진행하여 국내 실정에 맞는 내용을 중심으로 펴낼 예정이다. 능엄경, 능가경 등의 불교 경전, 논어, 맹자, 역경 등 유교 경전, 불교수행법, 정좌수도법 등 수행법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지혜가 담긴 고전을 남회근 선생 특유의 명쾌하면서도 생생한 목소리로 전해들을 계획이다.
남회근 선생의 저술은 중국어권은 물론 일본, 미국, 동남아 등으로도 번역 출간되었으며, 중국 대륙에서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서점에도 선생의 저작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저자 소개>
지은이 남회근 선생은 중국 대륙은 물론 대만, 홍콩 등 중국어권 사람들에게 큰 스승으로 존경받는 수행자다. 20세기 초 1918년에 태어났으니 지금은 아흔이 넘은 선생은 유교, 불교, 도교뿐 아니라 문학, 역사, 천문, 동서양 철학에도 두루 통달한 대가로, 대만에 거주할 당시 신년이나 나라 안팎의 중대 사안이 있으면 정치경제계 인사들이 자문을 구하는 국사로 추앙받았다.
선생은 학문적 전통이 깊고 불심이 돈독하여 고승 대덕을 여럿 배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서당식 교육을 받아 사서삼경, 제자백가를 섭렵하고 무술 수련을 하며 문무를 닦았다. 청일전쟁이 일어나자 18세 나이로 중앙군관학교에 들어갔으며, 이후 그 학교 교관직을 맡으며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기도 하였다. 25세부터는 스승인 원환선 선생이 창립한 유마정사에 합류하여 수석제자가 되고, 스승을 따라 중경으로 가서 근대 중국 불교를 중흥하여 조주선사 후신으로 불리는 허운선사를 만나 가르침을 받았으니 대륙이 낳은 마지막 스승이라 할 만하다. 선생은 불법을 더 깊이 연구하기 위해 3년간 중국 불교 4대 명산이라는 아미산에서 폐관 수행을 하며 대장경을 독파하였으며, 그 후 티베트로 건너가 티베트 불교 여러 종파의 대덕을 방문하고 그들로부터 밀종의 스승으로 인증받는다. 선생은 중국으로 돌아와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다가 30세에 고향으로 가서 청나라 때 편찬되어 절강성 성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던 문연각사고전서와 백과사전인 고금도서집성 등 중국 역대 전적들을 두루 독파하였다. 대륙이 공산화되자 대만으로 건너간 선생은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줄곧 일반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유가, 불가, 도가 경전을 강의하면서 수많은 제자들을 길렀고, 그 강의 내용을 책으로 출간하여 동서양 많은 독자로부터 큰 사랑을 받아왔다. 선생의 강의는 유불도를 비롯한 동양 사상과 역사에 대한 정확하고도 방대한 지식, 깊은 수행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엄중한 가르침,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유머 담긴 화법을 두루 갖춘 것으로 정평 있다.
이 책은 선생이 대만에서 여러 차례 행했던 금강경 강의 중 1980년 강의를 기록한 것이다. 처음엔 제자들의 청에 따라 시방서원 학생과 대학의 철학과 학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강의가 시작되자 많은 수행자와 불교 관계자들이 모여들어 강의 장소인 복청빌딩 한 층이 꽉 메워진 청중으로 인해 발디딜 틈이 없었다고 한다.
선생의 강의는 모두 자료 하나 없이 기억에 의존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 때문에 본문에서 옛 시를 인용할 때 가끔 같은 시인데도 글자 한두 자가 서로 다른 경우가 있다. 이 책의 원제는 남회근 선생이 붙인 것으로 『金剛經說甚麽(금강경 뭐라 했나)』이다.
옮긴이 신원봉 선생은 1955년 경남에서 출생하였다. 서울대학교를 거쳐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부속 한국학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중국 요녕대학교 한국학과에서 객원교수로 근무하였다. 현재 영산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최한기의 철학과 사상』(공저), 『혜강 최한기』(공저), 『윷경』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남회근 선생의 『주역강의』, 『역경잡설』, 『정좌수도강의』, 『불교수행법강의』가 있다.
<목차>
옮긴이 말 5
강의에 들어가며 15
제1품 법회가 열리게 된 원인〔法會因由分〕 33
제2품 수보리가 일어나 법을 청하다〔善現啓請分〕51
제3품 대승의 바른 종지〔大乘正宗分〕 83
제4품 불법의 수행은 머무름이 없는 것이다〔妙行無住分〕 117
제5품 여래를 보다〔如理實見分〕 143
제6품 바른 믿음이 드물다〔正信希有分〕 161
제7품 얻은 것도 없고 말한 것도 없다〔無得無說分〕 187
제8품 일체의 부처가 이 법으로부터 나온다〔依法出生分〕 201
제9품 어떤 깨달음도 깨달음의 상이 없다〔一相無相分〕 211
제10품 장엄한 정토〔莊嚴淨土分〕 245
제11품 무위의 복이 더 낫다〔無爲福勝分〕 259
제12품 바른 가르침을 존중하다〔尊重正敎分〕 271
제13품 법대로 수지하다〔如法受持分〕 281
제14품 상을 떠난 적멸〔離相寂滅分〕 307
제15품 경을 지니는 공덕〔持經功德分〕 351
제16품 업장을 깨끗이 할 수 있다〔能淨業障分〕 367
제17품 궁극의 경지엔 내가 없다〔究竟無我分〕 381
제18품 일체를 똑같이 보다〔一體同觀分〕 405
제19품 법계를 두루 교화하다〔法界通化分〕 429
제20품 형체를 떠나고 상을 떠나다〔離色離相分〕 439
제21품 어떤 법도 말로써 설명할 수 없다〔非說所說分〕 451
제22품 아무 법도 얻을 것이 없다〔無法可得分〕 471
제23품 깨끗한 마음으로 선을 행하다〔淨心行善分〕 479
제24품 복과 지혜는 비교할 수 없다〔福智無比分〕 487
제25품 교화함이 없는 교화〔化無所化分〕 499
제26품 법신은 상이 아니다〔法身非相分〕 517
제27품 끊음도 없고 멸함도 없다〔無斷無滅分〕 543
제28품 받지도 않고 탐하지도 않는다〔不受不貪分〕 555
제29품 위의가 고요하다〔威儀寂靜分〕 577
제30품 이치와 현상의 일합상〔一合理相分〕 591
제31품 지견이 생기지 않는다〔知見不生分〕 609
제32품 모든 교화는 참된 것이 아니다〔應化非眞分〕 631
총결론 64
후기 659
<책 속으로>
“수보리여! 여래가 얻은 법은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지만 공허한 것은 아니다.” 진정한 불법은 바로 이 한 구절입니다. 부처는 철저한 소식(消息)을 우리에게 모두 일러 주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라도 하나 얻을 수 있을까요? 얻은 것이 어떤 것인가요? 만약 무 하나를 사거나 호박 하나를 샀다면 그래도 가지고 돌아갈 만한 것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도(道)는 어떤 것 하나도 얻을 것이 없습니다! ‘무실(無實)’,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고, ‘무허(無虛)’, 그렇다고 헛된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형이상의 이치나 진정한 불법은 진실도 아니요, 헛된 것도 아닙니다. 이것 역시 『금강경』의 핵심으로서, 여기서 이미 모든 것이 다 드러납니다. 보시로부터 지계와 인욕을 거쳐 반야의 성취에 이르기까지, 진정한 불법의 수지(受持), 즉 부주(不住)·불착상(不著相)·부집착(不執著) 등 온갖 인연을 놓아 버릴 것을 말합니다. (14품 344쪽에서)
불법은 평등하여 높고 낮음이 없습니다. 공(空) 또한 불법이며, 유(有) 또한 불법입니다. 『금강경』에서 부처가 말하는 수행의 요점은 머물지 말고 집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집착하지 않는 것이 공(空)이라고 해서 공에만 매달려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되면 공은 이미 하나의 구체적인 대상으로 변합니다. 공이 도리어 티끌[塵]이 되고 맙니다. 진정으로 집착하지 않는 것이란 공이라 해도 거기에 집착하지 않는 것입니다. 공에 집착하지 않으니 감히 속세로 들어가 수행할 수 있습니다. 중생이 속세에 들어서려 하지 않는 것은 유(有)에 물들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집착하지 않는 단계에 이르러야만 티끌 또한 보배임을 알아서 감히 속세로 들어서게 됩니다. 유 또한 옳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23품 485쪽에서)
소위 법상이란 “법상이 아니다[卽非法相].” 그건 단지 말하기 위한 방편, 기회의 방편, 교육상의 방편으로서 목적은 그대들로 하여금 알게 하는 데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후세 사람들은 부처의 교육 방법이 기록되어 전해진 후, 부처가 말한 공(空)을 죽어라 붙들거나 혹은 한사코 유(有)를 붙들어 영원히 뚜렷이 알지 못합니다. 사실상 부처는 아주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일체 법상에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법상에 떨어지지 않은 뒤에는 사람들은 도리어 『금강경』이 공(空)을 말한 것이라 주장할 겁니다. 앞에서 이미 말했지만 『금강경』에는 우리에게 공을 보라고 가르친 부분이 없습니다. 『금강경』은 모두 차단하는 법입니다. 정확하지 못한 설법을 막고 있습니다. 정확한 것이 어떤 것인지는 스스로 찾을 것을 요구합니다. (31품 623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