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눈으로 이치를 파악한 오리진은 누가 있을까?
인간의 눈으로 이치를 파악한 오리진은 누가 있을까?
시대를 초월해 인류의 영혼 사로잡는 스토리텔러
호메로스 _ 서구 문학의 기원, 불멸의 아이디어 뱅크
“모든 위대한 문학 작품은 『일리아스』이거나 『오디세이아』다.” _레몽 크노(프랑스 소설가)
호메로스는 서구 문학, 특히 전쟁 문학, 귀향 문학의 기원이다. 『오즈의 마법사』, 『율리시스』의 원전이다. 호메로스의 작품에는 모든 것이 있다. 폭력, 복수, 우정, 불륜…….
그는 편집과 창작의 천재였다. 그는 수백 년 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내려온 음유시인들의 ‘작품’을 집대성해 통일성을 부여하고 자신의 창작을 덧붙였다.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현대 세계에서 호메로스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깊은 영감을 주고 있다.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호메로스는 패권 경쟁과 밀접하다. 국제어로서 프랑스어가 영어에 밀리게 된 것도 호메로스를 둘러싼 치열한 ‘번역 전쟁’에서 밀린 결과다.
몰입하면 길이 보인다
아르키메데스 _ 인류 최고의 수학자, 학문의 순교자
“나에게 긴 지렛대와 지구 밖에 서 있을 공간만 준다면 지구를 움직일 수 있다.” _아르키메데스
아르키메데스는 초기 형태의 미적분법을 개발했다. 미적분학을 정립한 뉴턴과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의 대선배다. “지렛대를 주면 지구를 움직이겠다.” “서 있을 곳을 마련해 주면 세상을 움직이겠다.”는 유명한 말로 지레의 원리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킨 것도 ‘역학의 아버지’인 아르키메데스다.
석탄 산업이나 개발도상국에서 아직도 사용되고 있는 ‘아르키메데스의 나선형 펌프’를 발명한 것도 아르키메데스다. 그가 계산한 원주율은 중세까지 쓰였다. 오늘날 자동차에 쓰이는 톱니바퀴를 이용한 주행계기도 그가 처음 만들었다.
서구 지성들의 언어적 모범
마르쿠스 키케로_ 유럽 문명의 아버지
“책은 청년에게는 음식이 되고 노인에게는 오락이 된다. 부자일 때는 지식이 되고. 고통스러울 때면 위안이 된다.” _마르쿠스 키케로
키케로는 유럽사의 배경 화면 어딘가에 숨어 있다. 키케로는 프랑스 혁명, 미국 혁명의 주역들에게 사상적 원료를 제공했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에게 부여한 ‘그의 나라의 아버지(Father of his Country)’라는 호칭은 카토가 키케로에게 부여한 ‘나라의 아버지(Pater Patriae)’를 번역한 것이다.
코페르니쿠스가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주장을 접한 것도 키케로의 저작물에서다. 키케로는 ‘르네상스의 할아버지’다. 일각에서는 키케로를 ‘법학의 아버지’라고도 부른다. 또 키케로가 현대 유럽의 언어에 미친 영향은 단테, 셰익스피어, 괴테의 그것을 합친 것보다 크다.
잊혔던 고대 로마 문화를 부활시키다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_ 르네상스 휴머니즘의 아버지
“가능한 많은 사람을 지키고 구하는 일만큼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보다 인간에게 어울리며 또한 신과 닮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_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휴머니즘의 아버지’이자 ‘르네상스의 아버지’라고도 불린다. 페트라르카는 ‘최초의 근대적 인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는 “나는 그 어느 곳의 시민도 아니다. 모든 곳에서 나는 이방인이다.”라고 말했다. 사상적으로 중세의 문을 닫은 것은 페트라르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기독교가 로마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페트라르카는 고대 로마 문학이 기독교 세계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려 했다.
페트라르카는 ‘최초의 관광객’이다. 여행의 즐거움 자체를 위해 유럽을 주유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페트라르카는 ‘인생은 여정’이라는 관념을 갖게 된다. 이 또한 당시로서는 새로운 인식이었다. 그는 ‘최초의 산악인’이기도 하다.
모든 영어 사전의 기초를 만들다
새뮤얼 존슨_ 글 쓰는 이들의 수호성
“나는 우리의 언어를 순화시켜 문법적인 순수성을 견지하고자 했으며, 야만적인 구어체와 저속한 단어들, 난잡한 혼합어들로부터 언어를 정화코자 노력했노라.” _새뮤얼 존슨
존슨은 소설가, 시인, 수필가, 비평가, 전기 작가, 칼럼니스트였다. 그뿐만 아니라 사전 편찬자, 편집자였다.
적어도 영미 문학계에서 존슨은 ‘문학 비평’과 ‘비판적 편집’의 창시자로 평가받는다. 셰익스피어가 남긴 작품들이 잘못된 편집 때문에 엉뚱한 모습으로 독자들 사이에 돌아다니는 것도 존슨이 고쳤다.
전기라는 장르를 근대화시킨 것도 존슨이다. 애덤 스미스는 “살아 있는 사람 중에 존슨이 책에 대해 가장 많이 안다.”고 평가했다. 미국 독립선언문, 헌법 등 미국 혁명의 주요 문헌에 대해 정확한 의미 분석을 하려면 존슨의 『영어 사전』을 봐야 한다.
과학과 모험으로 미지의 세계를 그려 내다
쥘 베른_ 우주 시대를 그린 SF의 아버지
“우리는 꿈꾸고, 꿈꾼다. 하지만 꿈꾸는 것만으론 만족할 수 없다.” _쥘 베른
‘사이언스 픽션의 아버지’ 베른은 “뭐든지 한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이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학과 지리학을 문학과 접목시킨 후 모험이나 여행과 버무려 새로운 소설 분야를 창출했다. 베른의 문체는 시대를 앞섰다. 군더더기 없고 사건이 속도감 있게 전개됐다.
베른은 디스토피아 소설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1989년 베른의 증손자가 『20세기 파리』를 발견해 1994년 출간했다. 에첼이 20년 후에 출간하라고 권한 소설이었다. 과학이 고도로 발전했으나 사람들이 국제 금융의 지배 하에서 신음하는 시대를 예견한 소설이었다.
- 『하루 10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만나다』 중 발췌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