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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트렌드] 힐링과 에너지음료의 관계?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2. 20. 11:27

오늘 정말 힐링이 필요한 분 많으시죠? 요즘처럼 힐링이 필요할 때가 또 있었나요. 책도 TV 프로그램도 음악도 심지어 스포츠 및 운동까지도 모두 ‘힐링’입니다.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 자신의 상처에 공감해 줄 사람이자 콘텐츠일지도 모릅니다. 나만 혼자 외롭고 힘든 게 아니란 것을 공감해 줄 동지가 필요한 것이죠. 문제는 이런 위로가 한 순간의 달콤함과 평안함은 줄지언정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하기에 금세 허무해진다는 것이죠.

『라이프 트렌드 2013 : 좀 놀아 본 오빠들의 귀환』에서 힐링 트렌드의 뒷면을 살펴보았습니다. <편집자 주>

치유가 필요해, 그럼 돈을 내라?

힐링 코드가 가장 치열한 곳이 제품과 서비스 분야의 마케팅이다. 힐링이 섹시를 눌렀다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다. 섹시한 모델이 등장하던 술 광고가 친구처럼 이야기를 듣고 위로해 주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힐링은 교육, 콘텐츠, 음료, 취업, 금융, IT 등에 이르기까지 제한된 영역이 없을 정도로 전방위로 마케팅 코드에 쓰이고 있다.

그냥 따뜻한 말이나 명상으로 마음만 위로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현대인에게 가장 큰 욕구는 소비다. 우리는 어떤 것을 소비하느냐가 곧 삶의 질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물질 없이 마음만으로 행복을 누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 힐링이 소비 욕구를 감소시킨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사실 가만 보면 지금 힐링이라는 트렌드는 모두 소비에 기반하고 있다. 즉, 돈이 들어가는 힐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무엇을 하더라도 물질과 별개일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는 데에서 현대인의 진짜 힐링이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요즘 소비에도 힐링이 준 영향이 드러난다. 마음 치유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게 1차적이라면 힐링의 영향으로 삶의 가치에 더 집중하는 건 2차적인 소비다. 지금은 2차적 소비로까지 확장되는 추세다. 이를테면 외부적으로 과시할 수 있는 휴대품을 명품으로 소비하던 경향이 자신만의 개인 생활공간에 대한 투자로 옮겨 가는 게 뚜렷해지고 있다.

이제 명품백은 남녀노소 누구나 가지고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점차 빈티지나 앤티크 가구 등 고가의 가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젊은 직장인에게로까지 확대되고 수입 명품 생활가전에 대한 관심도 광범위한 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풍족해서 고가의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제대로 사는 대신 나머지 소비를 줄여서 평소 소비 지출액을 넘지 않도록 철저하게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다. 보이기 위한 과시용이 아니라 나를 위한 소비가 선택과 집중의 핵심이 되고 있다.

힐링할 여유 없다면 차라리 활력을?

흥미롭게도 힐링과 대척점에 있어 보이는 에너지 음료도 동시에 인기다.

전통적인 베스트셀러였던 자양 강장 음료를 에너지 음료가 추월했다.

공부하는 학생이나 야근하는 직장인 사이에서는 에너지 음료가 필수다. 각성 효과가 있는 에너지 음료가 힘을 내게 만드는 도구가 되고 마는, 치열한 경쟁이 만들어 낸 슬픈 트렌드다.

이런 트렌드는 마음의 치유라는 힐링과는 정반대 방향이다. 사실 마음을 치유할 여유마저 없는 이들에게는 힐링도 사치에 불과하다. 이들이 에너지 음료를 마시는 것은 힐링이 필요 없어서가 아니라 힐링 할 여유가 없어서 에너지 음료에 기대어 버티는 것이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에너지 음료가 유행한 외국에서는 그 대척점에서 몸과 마음을 풀어 주는 음료도 등장했다. 잘 자고 잘 쉬게 해 주는 음료인데 달릴 때까지 달리고 버틸 만큼 버틴 이들을 힐링에는 못 미쳐도 강제적으로 휴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품이다.

아무리 뜨거운 트렌드도 언젠가는 식는다. 필요성이나 사람들의 욕구가 다해서 소멸하는 것만은 아니다. 피로감과 익숙함 때문에 소멸하기도 한다. 지금처럼 힐링이 전방위적 트렌드로 유지되는 건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조금 식을지언정 사라지지 않고 문화 속에 스며들 가능성이 아주 크다.

트렌드를 넘어 메가트렌드가 될 힐링, 그만큼 우리에게는 아직 위로해야 할 상처와 스트레스가 많다.

 

- 『라이프 트렌드 2013 : 좀 놀아 본 오빠들의 귀환』 본문 발췌 재구성 

 


라이프 트렌드 2013

저자
김용섭 지음
출판사
부키 | 2012-12-14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도대체 '좀 놀아 본 오빠들'이 누구이기에 그들의 귀환을 얘기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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